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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분노 유발의 심리학 : 2 자뻑이 또라이 , 자신을 너무 확신하는 사람

by La Vida verdee 2022.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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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유발의 심리학


 

2. 자뻑이 또라이

 

자신을 너무 확신하는 사람

 

우리 주변에는 치약 광고 모델 같은 우아한 미소를 날리면서 잘난 척하는 인간이 꼭 하나씩 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말  났다는 듯 "아직도 경차를 타?"라고 묻는 사람 말이다. 그러다 누가 잘못이라도 지적하면 그처럼 민감하게 구는 사람이 또 없다. 자뻑이 또라이는 (전문용어로는 자기애성 인격 유형) 비관을 잘 참아내지 못한다 '객관적인 비판은 얼마든지 환영'이라고 번지르르하게 말하지만, 이는 그저 비판을 사실관계가 아닌 인신공격으로 몰아가기 위한 노림수일 뿐이다. 바로 이 점이 이 유형의 가장 큰 문제다 비판과 인신공격을 구분할 수 없다. 자뻑이는 언제 어디서나 최고여야 한다. 운동할 때도,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1등이 아니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품위를 잃는 일은 그에게 심각한 문제다. 그래서 자기가 질 것 같으면 즉시 핑곗거리를 찾는다. 경기가 공정하지 않았다고 우기거나 일부러 져줬다고 억지를 쓴다.

 

이 유형은 모든 면에서 최고가 되고 싶기 때문에 무엇이든 열심히 한다. 이런 유형에게 성공은 삶의 필수품이자 유일한 가치 기준이다. 이런 유형에게 성공은 삶의 필수품이자 유일한 가치 기준이다. 성공하지 못하면 삶에 심각한 위기를 맞거나 우울증에 걸린다. 심해지면 자살을 감행할 수도 있다. 한때 성공가도를 달리던 사람이 소위 '재정파탄'을 맞아 모든 것을 잃으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재기를 꿈꾸는 대신 자살해버리는 사례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유형은 자신의 활동 분야에서 최고에 오르면 세상에 둘도 없이 다정다감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능력이 뒷받침되고 성공까지 따라왔기 때문에 그를 괴롭히는 뿌리 깊은 열등감을 전부 털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을 때는 중상모략을 일삼고 매사에 냉소적이며 투덜대는 꼴불견이 된다. 문제의 책임을 자신에게 차지 않고 항상 세상 탓을 한다. 그래서 성공하지 못한 이 유형은 더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무엇이든 빼앗으려는 집단과 어울리기 쉽다. 최악의 경우 범죄자가 되고, 최선의 경우라 해도 가진 자를 증오하는 극단적인 정당에 가입한다. 예전 동구권 공산당의 권력가들이 아마 부정적으로 발전한 이런 유형의 대표일 것이다. 하긴 원래 정치판은 이런 이 유형들의 놀이터이기는 하다. 전문지식은 중요하지 않다. 자기 자랑, 자기 과시만 잘하면 된다. 그러면 얼굴이 받쳐주지 않아서 영화배우는 못 되었더라도 정치판에서 충분한 팬층을 확보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어쩌다가 자뻑이 또라이가 되었을까?


 

항상 그랬듯이 원인은 어린 시절에 있다. 따지고 보면 미래의 이 유형은 상당히 불쌍한 아이였다. 공부를 잘하거나 상을 타지 않으면 부모가 절대로 사랑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대표적인 사례가 소위 '신동'이라고 불리는 아이들이다. 예를 들면, 부모가 딸을 두 살 때부터 꼬박꼬박 체조 학원에 보냈더니 이 아이가 12살이 되자 올림픽에 출전해서 어른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온다든지, 또는 아들이 두 살 때 이미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법을 깨우치더니 5살 때는 대형 공연장에서 어른 못지않은 실력을 뽐내며 수많은 청중을 매료시킨다는지 등이다. 이런 아이들이 너무 귀여워 박수갈채를 보내는 사람이라면 아마 달걀을 살 때도 마당에 풀어둔 닭이 낳은 달걀인지 양계장에서 대량 사육한 닭의 달걀인지 따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아이들의 행동이 양계장 닭들과 다를 것 없으니 말이다. 아닌 척하지 말자.  어떤 아이도 프로가 되기 위한 혹독한 연습을 강요 없이 자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물론 이런 신동들의 부모는 아주 교묘한 방식으로 아이에게 연습을 강요한다. 부모가 바라는 대로 했을 때만 칭찬과 사랑을 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비난과 무관심으로 응징한다. "엄마 속상하게 할래?" 나 "지금 바이올린 연습 안 하면 앞으로 안 예뻐한다." , 혹은 "엄마 아빠가 너 필요한 거 다 해주고,  너 뒷바라지하느라 모든 것을 포기했는데 넌 어쩌면 그럴 수가 있니?"라고 아이에게 말한다. 아이는 아주 어릴 때부터 이미 성취하는 것이 있어야 존재 가치도 있다고 믿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믿음이 자아의 일부가 되고, 최고가 되어 세상의 관심과 칭찬을 받고 싶어 한다. 이제 8살밖에 안된 꼬마가 매일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스스로 4시간 동안 바이올린을 연습한다. 누가 물어보면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한다고 대답한다. 물론 그 말은 진심이 틀림없다.  부모에 의해 이미 오랫동안 조건화되었기 때문에 부모의 가치관이 아이에게 그대로 옮겨간 것이다.

 

그러나 이 꼬마도 '귀여운 신동'이었던 시기를 지나 결국 수많은 기성 바이올린  연주자 중 한 명이 된다. 이 유형들의 실존적 위기는 사실 예정된 것이나 진배없다. 어릴 때 큰 인기를 끌었던 어린이 스타가 커서 예전 같은 성공을 거두기 힘든 이유도 그 때문이다. 어떤 분야든 어른이 되어서도 어릴 때처럼 성공하는 경우는 극소수다. 이런 현상은 신동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비슷한 사례를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미래의 이 유형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표를 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일반적인 부모라면 아이가 무척 자랑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이 유형이 예정자들의 부모는 아이의 성과 그 자체만 보지 않고 남과 비교한다. 아이와 부모 사이에서는 다음과 같은 전형적인 대화가 오간다.

 

"수학 시험 몇 점 받았어?"

"95점"

"그래? 레나는 몇 점 받았는데?"

"98점"

"그런데 왜 너는 95점 밖에 못 받았어?

다음엔 더 잘 받아와!"

 

레나가 90점이었다면 대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다. 부모는 잘했다고 아이를 칭찬했을 것이다. 따라서 아이는 성적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 없으며, 남보다 더 높을 때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배운다.  50점을 받다가 열심히 공부해서

90점을 받아와도 소용없다. 주변에 더 잘하는 아이가 있으면  아무리 노력해봤자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식으로 아이를 교육하는 부모가 주변에 의외로 많다. 그래서 이 유형의 숫자도 급속도로 증가하는 중이다. 부모는 아이를 이웃에게 자랑하면서 자신의 체면을 세우려고 한다. 부모가 이루지 못했던 성공을 자식을 통해 대신 이루려고 한다. 이런 태도는 전문용어로 자기애성 학대 (Narcissistic Abuse)라고 부르며, 상태가 심각하면 장기적인 심리 문제를 낳을 수도 있다. 그 부모의 자식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고가 되어야 하고 어떤 비판도 받아들이지 못하면 무슨 핑계를 들이대더라도 실수의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자뻑이 또라이에게는 어떻게 대처할까?


 

이런 유형은 같이 일하면서 그에게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비판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그가 모욕감에 치를 떨지 않고 당신의 말을 받아들일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먼저 칭찬부터 해주는 것이다. 단, 칭찬받을 만한 부분만 그렇게 한다. 그리고 긍정적인 표현을 집어넣어서 지금보다 더 나아질 방법을 조심스럽게 제시한다. 자뻑이 에게는 체면 유지가 세상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언어 선택이 갈등 해결의 관건이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이 부분을 빼먹었잖아요."라고 말하며 그가 놓친 부분을 일일이 열거한다면, 그때부터 당신은 이 유형의 새 철천지 원수가 된다. 반면, "아주 잘했어요. 정말 인상적이네요. 이 부분에서 조금만 더 손을 보면 이건 정말 최고의 걸작이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면, 자뻑이는 더욱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할 것이다.

 

피터 유스티노브가 (Peter Ustinov) 폭군 네로 역을 맡았던 기념비적인 영화 '쿼바디스 Quo Vadis'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레오 겐 Leo Genn이 연기한 황제의 숙부 페트로니우스가 네로에게 그의 시가 별 볼일 없어서 불에 태워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진짜 하이라이트는  그다음 장면이다. 페트로니우스는 '만일 그 시를 다른 사람이 썼다면 천재라 하겠지만, 네로는 신이 내린 황제이므로 더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킬 소명이 있으며, 초인적인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라는 대사를 덧붙인다.  네로는 그의 진실한 비판에 같이 감동한다. 거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칭찬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유형의 야망에 불을 지르려면 그이 부모가 했던 그대로 해야 한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는 것이다. 그러면 자뻑이는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므로 안정감을 느끼고, 자신이 원하는 완벽함을 달성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분노 유발의 심리학 책 中> -저자 클라우디아 호흐 브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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