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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분노 유발의 심리학 : 변덕쟁이 또라이 , 감정의 기복이 매우 심한 사람

by La Vida verdee 2022.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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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유발의 심리학


4. 변덕쟁이 또라이

 

감정의 기복이 매우 심한 사람 (경계성 인격 유형)

 

변덕쟁이 또라이 (전문용어로는 경계성 인격 유형)는 대마왕 또라이의 직계 자녀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대마왕 또라이 부모가 까다로운 성격으로 끊임없이 괴롭히는 바람에 아이들이 정서불안을 앓기 때문이다. 변덕쟁이 또라이의 전형적인 가족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마리나는 16살 여자 아이다. 학교에 가는 것보다 루카스를 만나는 것을 더 좋아한다. 25살인 루카스는 이미 7년이나 감옥살이를 하고 나왔다. 마리나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많이 맞으며 자랐고, 한 번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아본 경험이 없다. 루카스는 그녀에게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해준 사람이다. 사실 '사랑한다'는 그의 말은 그저 너랑 자고 싶다는 의미지만, 마리나는 그 뜻을 구별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다.

 

오래지 않아 마리나는 임심을 한다. 그녀도 피임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지만, 루카스 역시 소심한 것들이나 그런 걱정을 한다고 생각해 절대로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다. 우선 루카스는 마리나를 병원으로 데려가서 아이를 지워야 할지, 아니면 그냥 낳아서 자녀 수당을 받아 챙겨야 할지 고민한다. 어쨌든 마리나가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는 변덕쟁이 또라이가 되기 위한 최상의 조건에서 삶을 시작하는 셈이다.

 

위와 같은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가 특히 더 비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라이들 중에서도 가장 큰 고통을 겪으며 자라기 때문이다. 아이는 주변 사람들과 합리적인 관계를 맺고 싶지만, 그에 관해 배운 것이 전혀 없다. 부모는 아이를 방치하거나 학대하며, 심하면 성추행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아이는 살아남기 위해 '보살펴주는 좋은' 부모와 '학대하는 나쁜' 부모를 구분하려 애쓴다. 한 사람이 동시에 두 가지 면모를 다 갖출 수 있다는 사실을 절대로 깨닫지 못한다. 그저 이 사람이 '좋은 엄마'인지 '계모'인지, '사랑해주는 아빠'인지 '학대하는 아빠'인지 판단하기 위해 항상 촉각을 곤두세운다.

 

 

 

 

 

어쩌다 변덕쟁이 또라이가 되었을까?


 

보통 어린 시절에 극심한 학대를 겪는 변덕쟁이 또라이는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생각을 딴 세상으로 옮기는 법을 배운다. 그러면 바로 옆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심지어 자기 자신도.

 

한 인간에게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인식할 수 없는 분열적 사고는 그들을 평생 따라다닌다. 상대를 오직 좋거나 나쁘거나 둘 중 하나로만 판단한다. 그리고 그 인식이 아주 빠르게 바뀔 수도 있다. 누군가를 정말 뜨겁게 사랑하다가도 그 사람이 툭 던진 말 한마디에서 불쾌한 기억이 떠오르기라도 한다면 죽이기라도 할 것처럼 증오하는 태도로 돌변한다. 더 나아가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자각하고 평가할 수 없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거나 분노와 공포에 휩싸인다. 때때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들기도 한다. 게다가 죽음이 마지막 탈출구라는 생각은 절대 사라지지 않고 뇌리에 맴돈다. 그래서 자신이 정말 자살하고 싶은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계속되는 자살 충동으로 고통받는다. 자해를 시도하려는 성향도 있어 주변 사람들을 자주 놀라게 한다. 

 

이 유형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칼로 자기 팔을 확 그어버리는 일은 정말 순식간에 발생한다. 진짜 자살할 생각은 아니었으므로 상처가 깊지는 않다. 그래도 주변 사람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나 충격받거나 걱정하기 마련이다. 이 자해 행위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공허감이 밀려들 때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다시금 자신의 존재를 느끼도록 돕는 수단이다.

때로는 사람들이 그에게 혐오감뿐만 아니라 측은지심을 느끼기도 하고, 최소한 관심을 얻는 데는 성공하므로 이런 행위를 긍정적인 강화요법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일부 변덕쟁이들은 이 자해 행위에 중독된 듯한 행태를 보이기도 하는데, 그러면 결국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이 유형은 여러 면에서 상당히 다정다감한 유형이다. 상태가 괜찮을 때는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골라낼 수 없을 정도로 그런 면모를 아낌없이 발휘한다. 또한 신기하게도 언제 어디서든 자신을 도와주고 잘 대해줄 사람을 귀신같이 찾아낸다.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는 그의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주변 사람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도움이 시급한 불쌍한 사람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으므로 누구나 자연스럽게 이 유형을 도와준다. 이 유형 역시 어느 정도까지 도움을 받아들이면서 감사와 애정을 표시한다. 안타깝게도 그런 반응은 주변 사람들과 공감대가 형성되어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순전히 자신의 기분과 상대의 행동을 해석하는 방식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점, 바로 이것이 변덕쟁이 또라이의 가장 큰 문제다. 이 유형은 어떤 결론에 한번 도달하면, 그 판단은 영원히 바뀌지 않는다. 설사 그것을 다시 바꾼다 해도 자기 마음이 변해서 그러는 것이지, 외부의 영향이나 누군가의 통제를 받아서 그러는 것이 절대 아니다. 

 

오늘은 자기 남편을 뜨겁게 사랑하다가도 출근할 때 쓰레기봉투를 내다 버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일은 남편을 증오하기 시작하는 것이 변덕쟁이 유형의 기질이다. 모레는 남편이 자신을 버리고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자살하겠다고 협박하고, 나흘째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뜨겁게 사랑을 나눈다.

 

이 사랑과 증오의 리듬이 말라리아 발작처럼 아주 규칙적이고 주기적이라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그리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기분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다정하던 아내가 순식간에 돌변해 남편에게 달라지지 않으면 당장 창밖으로 뛰어내리겠다고 협박한다. 하지만 불쌍한 남편은 아내를 달랠 방도가 없다.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물어봐도 소용없다. 사실 그 어떻게는 아내도 모르니.......

 

정리하자면 이 유형은 다른 사람들과 그들의 행동을 올바로 평가할 줄 모르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심히 불안정한 사람이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방임과 학대가 시작되었고, 그런 고통을 줬던 사람들이 가까운 가족이나 보호자였기 때문에 변덕쟁이의 행동은 인격 일부가 되어버렸다. 따라서 아무리 노력해도 그런 행동을 멈출 수가 없다.

 

이 유형은 대부분 어느 시점이 되면 심리 상담소나 정신의료기관을 찾게 된다. 자신이 견딜 수가 없는 데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수없이 거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그저 사랑과 애정뿐이지만, 안타깝게도 그것들을 얻는 과정에서 상대의 마음이 진심인지 확인하기 위해 오히려 관계를 망가뜨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저지른다.

 

감정의 기복이 죽 끓듯 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그 변덕을 멈출 수가 없는 상대와 관계를 지속하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배우자 대부분은 이상적인 사랑의 단계가 노골적인 증오와 자살 협박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부터 어떻게든 도망칠 궁리를 시작한다. 이 유형은 이 사 실을 눈치채면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히고, 어떻게든 배우자를 붙잡아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다시 상대를 칭찬하고 찬양하고 상대에게 화해를 청하고 접근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런 반복을 영구히 지속할 수는 없다. 변덕쟁이의 이상을 영구적으로 충족시켜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말이다.

 

이 유형은 대마왕 또라이를 만나면 둘의 관계는 의외로 꽤 안정적이다. 변덕쟁이의 감정이 오락가락 하는 순간 대마왕의 주먹질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는 일반적으로 여성 변덕쟁이와 남성 대마왕의 조합이 된다. 아내가 변적을 심하게 부리면 남편은 그녀가 잠잠해질 때까지 폭력을 행사한다. 혹은 아내가 경찰을 부르거나 쉼터로 도망가거나 병원에 입원하기도 한다. 그런 뒤에 남편은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게 되고, 결국 입원한 아내를 찾아가거나 제삼자를 통해 집으로 돌아오라고 매달린다. 남편이 애원하고 읍소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변덕쟁이 아내는 자신의 힘이 세진다고 생각한다. 남편이 이제는 달라졌으리라고 믿고,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을 되찾아 집으로 돌아온다. (가정폭력의 예시인듯함)

 

망나니 건달 같은 남자가 한 여자의 사랑을 통해 번듯한 사람이 된다는 식의 로맨스 소설은 아무래도 대마왕 또라이 남편과 같이 사는 변덕쟁이 또라이 아내를 위해 쓴 작품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소설은 소설일 뿐,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다. 잠깐은, 행여 운이 따른다면 아이가 생길 만큼의 기간은 두 남녀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그리고 그 가정은 2세를 대마왕 또라이나 변덕쟁이 또라이로 키워내기에 기막히게 좋은 환경이 될 것이다.

 

 

변덕쟁이 또라이에게는 어떻게 대처할까?


먼저 이 유형이 행동은 아무리 또라이처럼 군다 해도 거기에 나쁜 의도가 담겨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 싶다. 그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호흡을 길게 갖고 그의 수시로 바뀌는 기분과 사람 평가를 참고 견디거나,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변덕쟁이와는 가능한 한 상대하지 말아야 한다. "당신처럼 나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어. 당신 같은 사람만 있으면 이 세상이 정말 살만할 텐데."라는 칭찬을 들었다 해도 절대 우쭐해하면 안 된다. 그래 봤자 어차피 다음 주에는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류 역사상 제일 못된 악당이 되어 있을 테니 말이다. 이 유형은 원래 그런 성격이고, 자신도 어쩔 도리가 없다. 그러니 꾹 참든가, 아니면 적당히 거리를 두자. 

 

당신이 충분히 오랫동안 인내하고 이 유형도 열심히 치료받는다면 꾸준히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유형도 그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기 옆을 지켜준 당신에게 아주 고마워할 것이다 (물론 그 와중에도 욕설과 비난의 총탄이 불규칙적으로 계속 날아들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편안한 관계를 이끌어낼 수 있을 때까지는 양측 모두 오랜 시간을 두고 정말 혹독하게 노력해야 한다. 그전까지는 2세를 갖는 것도 포기해야 한다. 오직 상대만을 위해 전력을 쏟을 필요가 있다.

 

이 유형은 자아뿐만 아니라 주변을 바라보는 눈도 분열되어 있다. 세상은 딱 둘로 구분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 아무리 잘해줘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으로 말이다. 물론 그에게도 좋은 점은 있다. 첫째,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호감을 사서 원하는 모든 것을 얻어내는 존경스러운 능력을 지녔다 (대마왕 또라이를 만났을 때는 예외다. 그러다 잘못하면 얻어맞을 수도 있다). 그의 관심사를 향해 주변 사람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게 만드는 데도 능하다. 물론 이런 것들은 상대가 그의 정체를 파악하기 전까지만 통한다. 힘없는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또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그걸로 끝이다. 어떤 변덕쟁이는 단 며칠 사이에 들통나기도 하지만, 죽을 때까지 주변 사람들이 그의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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