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없는 달콤함은 없다.
처음부터 좋아하는 일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은 인생의 현자들도 인정한다. 그들 역시 일을 하다 보니 자신과 맞지 않는 이이었던 경험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타성에 젖는 실수는 절대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좋아하지 않는 일을 선택했을 때 가장 큰 비극은 직업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직장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것이다.
캐롤린 타포야(78 새)는 희망이라고는 없는 일들을 저전 하고 난 후에야 만성질병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돕는 건강교육 분야의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게 되었다. "즐길 수 있는 직업을 고르는 건 아주 중요하지. 거의 매일, 아침 9시에서 저녁 6시까지 꼬박 싫어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봐. 삶 전체가 아주 재미없고 힘들어질 거야. 설령 학교 때 전공을 했더라도 싫어하는 직업을 고르면 안 돼. 단순히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싫어하는 일을 해서도 안 되고, 매일매일 즐겁게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을 찾겠다는 목표를 세워.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해. 직업은 길게 봐야 해. 30년.. 어쩌면 그 이상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성공보다는 실패에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운다.
제럴드 핸드릭스는 현재는 은퇴를 했지만 여러 분야에서 성공한 기업인이었다. 물론 그 역시 실패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의류나 부동산 등 몇몇 분야의 사업에서 뛰어난 수완을 발휘해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82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자선기관의 임원직을 맡고 있으며 젊은 기업가를 상대로 경영 수업도 하고 있다. 포커에 능하고 도박 분석을 좋아하는 제럴드는 당장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지금 하는 일이 자신에게 맞는 일인지 파악하는데 1년 어쩌면 2년에서 3년 정도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나라면 먼저 내가 일하고 싶은 분야의 성공한 사람 밑에서 몇 년을 일하겠네. 그 분야에 대해 가능한 많이 배운다는 자세로 일하는 거지. 그리고 만약 나와 맞지 않는 분야라면 잘못 택한 것이니 1년이나 2년 안에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봐야지."
탐색 기간을 정해두고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진로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일이든 자유롭게 도전하고 위험도 기꺼이 감수하게 된다. "직장을 옮기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를 발견하는 것이라네. 자신을 검증해보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시간을 갖는 거야. 그 기간 동안에는 어쩔 수 없이 위험을 감수해야 해. 위험을 무릅쓰지 않으면 삶의 달콤함도 얻을 수 없어. 성공에는 늘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야. 안전하고 좋은 패를 쥐고 있을 때 오는 게 아니고 말일세. 나 역시 많은 위험들을 감수하며 살아왔네. 그 위험들이 결국 모두 성공으로 이어졌노라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현실은 그렇지 않아. 그런데 그거 아니? 나는 성공보다는 실패에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웠다네."
물론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해야 한다는 사실이 때론 어마어마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적성에 맞는 일 찾기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직장을 옮기거나 직종을 바꾸는 것은 분명 중요한 도전이다. 그러나 가끔은 삶에 자극이 필요하다.
어렸을 때부터의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 , 인종차별 극복
몇 년 동안 노력한 결과 꿈에 그리던 직업을 갖게 된 인생의 현자들의 이야기는 여기에 다 소개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지금까지 직업 문제로 힘겨운 시간을 겪어왔다고 생각한다면 마틴 샌더슨의 인내심에 관심을 가져보자.
마틴 센더슨은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 여든아홉이라는 나이에 그가 보상으로 얻은 것, 그것을 얻기 위해 투쟁해온 나날들이 그의 첫마디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나는 미국 역사상 첫 아프리카계 터스키기 에어맨 (Tuskegee Airmen, 미국 역사상 첫 아프리카계 미국인 비행 조조 종사들-옮긴이)이었네."
1940년대 초반 군대는 매우 배타적이었으며 특히 공군은 흑인의 입대를 아예 허용하지 않았다. 만약, 당신이 젊은 흑인이라면, 그리고 평생의 꿈이 조국의 하늘을 지키는 것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터스키기 에어맨 조종사들은 불가능을 어떻게 가능으로 바꾸는지 보여준 이들이다. 그들은 끊임없는 인종차별에도 불구하고 미국 군대 최초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종사가 되었으며, 위대한 용기로 비행 임무를 수행하며 독일 비행기를 물리쳐 많은 훈장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터스키기 에어맨 조종사들은 군대 내에서 어마어마한 인종 차별과 편견을 견뎠다. 마틴도 마찬가지다.
"어릴 적부터 나는 공군 조종사가 되고 싶었어. 비행기를 보기만 했지 타본 적도 없었지만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린드버그(1927년 뉴욕에서 파리까지 대서양 무착륙 단독 비행에 최초로 성공한 미국 비행사-옮긴이)의 이야기를 듣고 희망을 품었어. 경제 대공황기라 돈 한 푼 구경하기 힘든 시절이었지만 나는 꼬박꼬박 저축을 해서 장난감 가게에 모형 비행기를 사러 가곤 했지. 정말 간절히 날고 싶었다네. 1941년, 미국이 2차 대전에 참전했을 때 나는 조종사로 입대해 조국을 위해 싸우고 싶었지. 그런데 거절당했어.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말일세. 흑인에게 비행훈련을 시킬 만한 시설을 갖춘 부대는 없다고 하더군, 나처럼 조종사가 되고 싶지만 흑인이기 때문에 입대를 거절당한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꽤 있었지. 호텔 짐꾼이었던 나는 하는 수 없이 다시 하던 일로 돌아갔다네. 그러다가 흑인들에게 비행훈련을 시켜주는 학교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는 다시 응시했어. 하지만 떨어졌고 나는 호텔 짐꾼 일로 되돌아갔어. 그런데 그 학교에서 지원자격을 완화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응시해서 결국엔 붙었지. 운이 좋았다네. 이후 나머지 시험은 일사천리로 합격했고 흑인 27기 수로 졸업했네."
1940년대에 군 복무를 하기 위해 마틴에게는 용기와 추진력, 인내가 필요했다. 당시 군대에서 흑인은 매우 드물었고 더구나 흑인 장교는 그야말로 희귀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군대는 지독할 정도로 배타적이었지. 내가 흑인 무리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벗어날 방법은 없었어. 우리는 이상한 사람들 취급을 받았지. 이전에 흑인 장교를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태반이었고 흑인 조종사는 구경도 하기 힘들었으니까/ 당시 군대는 정말 악취 나는 인종 차별주의자들의 집합소였어. 차별을 철폐하고 인종을 통합한 부대는 없었으니까. 백인들은 흑인 장교가 백인 사병에게 명령하는 꼴은 못 보겠다는 심보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틴은 유럽에서 있었던 전투에 목숨을 걸고 참전해 조국을 위해 싸우고 싶었던 꿈을 이루었다.
"나는 전투에 참여했고 살아남았다네. 젊은 사람들이 종종 이렇게 물어. '두려웠습니까?'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지. '물론 두려웠지. 누군가 뒤에서 내게 총을 겨누며 나를 죽이려 하고 있고 그 낌새를 알아차렸다면,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거짓말은 하지 않겠네. 빗발치는 총알들을 봤을 땐 정말 두려웠다네."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마틴은 인종 차별이 만연한 군대 체제에 굴복하지 않았다. ㅇ히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투 경험을 살려 삶의 개척해 나갔다. 어려서는 상상조차 못 했던 일이다.
"나는 동려들을 한 인간으로 받아들였다네. 편견 없이 늘 열린 마음으로 대하려고 노력했지. 특히 어떤 상황에서도 피부색이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려고 했어. 난 내 삶이 매우 자랑스럽네. 흑인 조종사라는 점도, 또 내가 조국과 이 사회에 기여했다는 점도 자랑스럽다네. 아직 유언장은 쓰지도 않았고, 무슨 말을 써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바라는 게 있다면 내 삶이 어떤 방식으로든 인류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라네."
지금까지 소개한 사례들을 보면 알겠지만 노인 세대 중 대다수가 희망도 없는 일을 하면서 책임의 굴레를 짊어지고 살았다. 당시 경제상황이 현재보다 훨씬 나빴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아온 이들이기에 만족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지금 하는 일이 행복하지 않았다면 몇 년이 걸리더라도 만족스러운 직업을 찾는 일을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 싫어하는 일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출처 《내가 알고 있는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책中》 - 저자, 칼 필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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