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채 잠자리에 들지 마라
인생의 현자들은 잠들기 전 화를 풀어야 한다는 사실을 왜 그토록 강조했을까? 저자의 경험에 비추어봐도 부부간에 속을 끓이다가 화난 채 잠자리에 드는 것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다. 비록 하루 종일 말다툼을 하고도 여전히 싸울 수 있는 힘이 넘친다 할지라도, 때론 다투면서 심술궂은 만족감을 느낀다 하더라도, 부부가 가장 치밀하게 지내는 공간에서까지 실망, 적개심, 격렬한 분노를 경험한다면 부부 사이의 골은 더 깊어지고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남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부부가 함께 걸어갈 길을 찾기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부부간에 의견 충돌이 생기는 일들을 잘 따져보면 실제로 하루 종일 싸워야 할 만한 것들은 거의 없다. 특히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에는 준비가 되었건 그렇지 않건 간에 싸움도 마감해야 한다. 갈등을 일으킨 문제가 누구에게 더 중요한지를 따져 그 사람의 결정을 따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자신의 감정을 부치지 않을 편지에 적으면서 풀어도 좋다. 그 문제가 정말 시시한 일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그냥 흘려보내면 된다. 어떤 방식이 되었든 해가 지면 싸움을 멈춰야 한다.
인생의 현자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조언은 경험에서 우러난 것들이다. 오랜 결혼생활을 통해 체득한 것인 만큼 지극히 현실적이다. 간혹 감정의 앙금이 남아 있는데 갑자기 없었던 일처럼 평온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겠느냐며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저자 역시 이성적으로는 인생의 현자들의 조언에 수긍을 하면서도 마음 한 편에는 그런 의문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윌마 야거(75세)의 말을 듣고는 비로소 인생의 현자들이 왜 그런 조언을 했는지 그리고 우리가 왜 그 조언을 새겨들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잠자리에 들 때는 반드시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말해도 괜찮아요. 꼭 하세요. 말한 대로 될 겁니다. 밤새 무슨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밤새 무슨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라는 말은 삶의 끝자락에 있는 노인들의 가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온 진심이다. 무의식이 지배하는 밤은 불확실의 시간이다. 무슨 일이 생길지 누가 알겠는가? 노인들은 수십 년을 함께 한 동반자 곁에서 아침에 뜨는 것을 기쁨이라고 말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는 선물이다. 선물 같은 하루를 허투루 쓰거나 망칠 수는 없지 않은가.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라면 더욱더, 하루를 끝낼 때는 다툼도 끝내야 한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거나 독선적인 자기 합리화로 가슴에 응어리를 품은 채 하루를 마감하기보다는 배우자의 존재 의미를 다시금 확인하고 관계의 회복을 우선에 두어야 한다. 하루의 끝이 인생의 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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